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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물리학 이야기 (1) 관리자작성일 14-07-08 14:31


물리학 이야기 (1)   - 윤성식 -

 물리학을 좋아했었는데 전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요즘 시간 나는 틈틈이 물리학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스탠포드 대학교 물리학 과정을 독학으로 ITunesU를 통해 모두 이수 했다면 웃을 사람이 많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흥미를 끄는 공부를 하는 것은 정말로 취미 이상의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게시판을 빌어서 제가 공부한 내용과 생각을 정리하여 올려 봅니다.

물리학에서 대칭성(Symmetry)이란, 어떤 변환(이동, 회전 등)을 거치더라도 변하지 않는 속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방 생각이 연결이 되지는 않겠지만 대칭성과 보존법칙은 불가분한 관계를 갖습니다. 물리학의 대칭성은 기하학의 대칭성보다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시메트리(Symmetry)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좌-우의 균형적인 기하구조 정도만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겠지요. 그러나 물리학에서는 이동이나 변환을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하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직육면체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빙빙 돌리면서 보면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변하죠. 그러나 구를 빙빙 돌려서 보더다도 구는 모양이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 구라고 하는 물체는 2차원으로 투영된 상의 모양이 바뀌지 않는 속성에 대해서 시메트리하다고 합니다. 한편 왼손에 있던 사과를 오른손으로 옮겨도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사과 그 자체이죠...그러면 사과는 보존되었다고 하고 사과를 옮기는 이동의 변환은 시메트리한 액션이라고 합니다. "액션(Action)" 또한 물리의 개념입니다. 물리는 이 우주의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에 대한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물리에서 보존법칙이란 다른 법칙들의 기반을 이루는 근본법칙입니다. 운동량 보존 법칙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고등학교 물리에 보면 운동량 보존 법칙을 증명하기 위해 뉴턴역학 공식을 이용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는 뉴턴역학보다 근본 법칙인 운동량 보존을 그 하위 법칙인 뉴턴 역학을 이용해서 증명하는 것으로서 바른 증명법이 아닙니다. 단지 공식의 연결 관계를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이 정도로만 다루고 있죠. 운동량 보존법칙은 "오일러-라그란지" 관계 정리를 이용해서 증명하는 것이 보다 바른 접근법입니다. (너무 이론적이라 이건 이만하겠습니다)

또한 보존법칙은 다음의 정리가 보다 정확하게 그리고 보편적으로 설명합니다.


노더의 정리(Noether's Theorem) : "미분가능한 시메트리한 "액션"은 상응하는 보존법칙을 수반한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물리학의 개념이며 고전 및 현대 물리에 공히 적용되는 근본 원리입니다. 일반인들에겐 아직 감이 안 올 수도 있습니다. 최소 액션의 원리(Principle of Least Action)이라는 것을 혹시라도 인터넷에 검색해 보신다면 해밀턴의 액션의 원리라는 것과 이와 연결된 원리로서 라그란지안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현존하는 모든 거시적 미시적 물리개념에까지 적용되는 대단히 심오한 원리입니다. 던진 공이 날아가는 괘도는 아무렇게나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이 속에 최소액션의 원리가 있는데, 이 원리에 따라 라그란지안의 시간구간 적분값이 최소가 되는 조건을 찾아 날아갑니다. 하늘로 던진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내려오죠...운동에너지가 높이 올라가면 위치에너지가 되고 다시 땅에 떨어질 때면 원래의 운동에너지로 되어 돌아 오게 되는데, 라그란지값이란 운동에너지에서 위치에너지를 뺀 값으로 정의됩니다. 대단히 간단한 정의 같지만 실로 모든 역학의 법칙에 적용되는 우주의 근원적인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시방서와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가 뉴턴을 잘 알고 있지만 뉴턴은 라그란지로 설명되는 운동법칙을 미분의 관점으로 정리한 최초의 사람입니다. 라그란지는 뉴턴보다 후대인 18세기 말의 사람이며 뉴턴보다 근원적인 물리법칙을 발견했고 우주의 설계시방서에 좀서 접근한 연구를 한 사람입니다.

나라는 존재의 신비가 가장 큰 신비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왜 여기 있나? 내가 없지 않고 왜 있어서 나를 나로 느끼며 우주는 없지 않고 왜 있어서 내 앞에 펼쳐져 있나? 내가 없어도 있을 것은 같지만 그것은 확인도 증명도 의미 없는 일이겠죠. 정말 머리가 띵해 집니다. 왜 없지 않고 있는지….이에 대한 신비가 저로 하여금 현실의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를 연구해 보도록 물리학 공부로 이끌었습니다. 양자역학을 공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고 일단락 공부를 했으나 수학의 공리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점이 좀 갑갑하기도 했습니다. 추상대수를 공부하지 않으면 도무지 논리적 전개가 불가능하고 여기서 논리라고 말하는 것도 우리가 상상해서 이해할 수 있는 논리가 아니라 추상대수의 공리와 정리를 붙들고서 맞고, 그렇지, 맞고, 맞고 …..맞네라고 하기는 하지만 돌아보면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그런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양자역학의 세계와 현상입니다. 양자역학의 대가인 리처드 페인먼 교수는 "아무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양자역학을 응용하는 공학자들은 양자역학의 드러난 일부분을 현실에서 써먹는 정도입니다. 과학자들은 그것을 확인하려는 거창한 시험을 아직도 하고 있고요. 제게 양자역학 공부는 현실을 비현실, 아니 초월적으로 보게 해주는 그런 공부였다고 생각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레오나드 수스킨드교수의 양자역학 강의까지는 어느 정도 따라 온 상태입니다. 지금은 옥스포드 대학의 로저 펜로즈 교수가 쓴 “Road to Reality”라는 책을 읽고 (아니 공부하고) 있는데 구글에서 중고책으로 샀습니다. 처음 책 임자인 어느 미국인이 적어 둔 노트가 있었습니다. “나는 이 책 다 읽는 데 실패했다. 부디 성공을 빈다.”

앞으로 추가 연재가 있습니다. 난해하기도 부족하기도 한 글이지만 재미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